반응형

무려 반년이 더 지난 엄청 엄청 옛날 일이지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정리해본다.



1. 어떻게 가게 되었나?


퍼듀에서 캡스톤 프로젝트를 9월부터 12월까지 4달간 진행했는데, 그 동안 진행했던 내용을 정리해 논문으로 제출하게 되었다. 


사실 그리 좋은 학회는 아니라고 들었는데, The Second 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 Computing (IRC 2018) 학회에서 개최되는 Collaboration of Humans, Agents, Robots, Machines, and Sensors(CHARMS) 워크샵에 6장짜리 Workshop Paper를 제출하였다. 

내 첫 영어논문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팀이 논문 작업을 제일 먼저 시작했고, 우리가 논문을 쓰기 시작하니 다른 팀들도 하나둘씩 논문 제출에 관심을 보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중 우리 팀과 Smart Building 팀 두 팀만 논문을 제출해 publish 되었다. 


총 7개[각주:1]의 팀이 있었으니 나름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고 생각했고, 마찰 없이 함께 열심히 해준 팀원들과 지도해주신 박사님께 너무 감사하다.


한국 연구실에 있을 때 논문을 한번 써보긴 했지만, 겨우 3장짜리 한글 논문이었고, 그때는 옆에서 하나하나 다 챙겨주는 사수선배가 있었다.

여기서는 6장 분량의 영어논문을 작성해야 해서 은근 부담이 컸는데, 박사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2. 학회에 가기 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건 12월 20일. 그리고 학회는 1월 31일-2월 2일이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한달 동안 열심히 행정실을 찾아다니고 IITP측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여비 지원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미국까지 가는 항공료, 숙박료, 학회 등록비를 생각하면 정말 큰 돈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지 않고는 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도교수님과 행정실의 도움으로 무사히 항공료(아시아나 국적기!) + 숙박료(학회가 열리는 호텔) 를 지원받을 수 있었고, 학회 등록비는 에릭교수님이 지원해주셔서 결과적으로 조금의 여행자금(?)을 제외하고는 미국[각주:2]을 귀국한지 한달만에 다시 다녀올 수 있었다!


그 과정이 매우 험난했으나... 무사히 다녀왔으니 마냥 행복하고 감사하다.



3. 학회

사실 놀러간 게 아니고 학회를 가는 거니 가기 전부터 발표자료 만드느라 고생했다. 

첫 해외학회, 첫 오럴발표이다 보니 긴장도 많이 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퍼듀에서 쓴 논문이라 연구실 선배들에게 검사(?)를 받을 수도 없고... 팀 단톡방에 완성된 발표자료를 열심히 올려보았지만 역시 대부분의 조별과제가 그러하듯 다들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ㅋㅋㅋㅋ 
다행히 역시 박사님이 꼼꼼하게 각 페이지마다 고칠 부분을 짚어주셨고, 비행기에서 대본을 작성해 외웠다.


아시아나 타고 출발!


시간순으로 쭉 쓸지, 학회와 여행(?)을 나눠 쓸지 고민하다가 나눠쓰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섞어쓰다보면 학회 후기가 여행후기에 파묻힐 것 같아서.. 



우선, 학회는 캘리포니아 Laguana Hills에 위치한 The Hills Hotel 에서 열렸다. 

규모는 작은 편이었는데, 깔끔하고 예쁜 호텔이었다. 

바로 근처에 예쁜 바닷가도 있었다.



학교에서 숙소도 이곳으로 잡아주어서 여기서 편하게 숙박할 수 있었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테이블도 있어서 발표 준비하기 참 좋았다구 한다...ㅎㅎㅎㅎ




학회 첫날! 등록을 하고 명찰과 프로그램북, 기념품인 머그컵과 USB를 받았다.

맨 처음으로 에릭 교수님의 오프닝 세션을 듣고, 그 뒤로 키노트 스피치 3개를 연속해서 들었다.

아침은 학회장에 준비되어있는 준비된 다과(?)를 먹고, 점심은 에릭교수님이 근처 부리또집에서 부리또 세트를 사주셨다.


난 발표가 둘쨋날이기 때문에, 첫날은 키노트 스피치 3개를 듣고, 점심을 먹은후에 간단하게 주변을 둘러보러 돌아다녔다. 

미국 서부는 참 예쁘더라...



그리고 그 날 저녁, Reception 이 있었다.

음, Reception이라고 하길래 막 뷔페가 차려있는건가 싶었는데 그냥 완전 간단한 다과와 Free Alcohol이 제공되는 자리였다.



새우 튀김은 왜 때문인지 코코넛맛이 매우 강하게 나서 두 개 이상 먹기가 힘들었고, 모닝빵 버거는 배우 짰다... 

결국 병맥주만 두개 마셨다.


다같이 Networking을 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었다.


한국(서강대, 동국대, 이화여대..?)에서 오신 교수님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해외에서 오신 교수님들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더 다양한 나라와 대학에서 온 대학원생들이 있었다. 학부생은 우리들밖에 없었던 것 같다.ㅋㅋㅋㅋ

박사 준비중이고, 올해 어플라이를 하려고 한다고 하니 다들 ㅎㅎㅎ.....깊게 고민해보고 좋은선택을 하렴......굳렄.... 하는 반응이어서 너무 웃겼닼ㅋㅋㅋㅋ


퍼듀로 포닥을 하러 오신다는 동국대 박사과정 분과도 얘기를 나누었고, 스탠포드 교수님, 일본 교수님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전부 처음에 인사하고, 서로 자기 소개를 하고, Nice to meet you! 한 다음에, 넌 발표가 언제니~ 연구주제가 뭐니~ 하는 대화로 넘어가는 맥락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복해서 내 연구주제에 대해 설명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구구절절 설명하다가, 나중에는 심플하고 깔끔하게 요약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주제에 관심도 많이 가져주고, 이런 저런 질문도 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이 박사를 하는구나(?) 싶었다. 


그러고 나서 방에 들어오니 너무 피곤해서 일단 한숨 잤다.ㅋㅋㅋㅋㅋㅋ생각해보니 시차 적응할 여유조차 없었음ㅋㅋㅋ


누워 자다가, 발표준비가 덜 되었다는 부담감에 새벽에 일어나서 본격적으로 대본을 다시한번 작성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허접하던 저녁 탓에 팀원들은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고, 밤바다를 보러 (+맥주) 나갔는데 왠지 발표에 대한 부담감에ㅋㅋㅋ

따라나가지 않고 난 그냥 방에서 혼자 마저 발표준비를 했다.


불쌍한 발표자를 위해 헨리오빠가 인앤아웃도 포장해서 사다주었다! 최고!




둘쨋날 (발표일)


둘쨋날은 일어나자마자 또 학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점심까지 키노트 스피치를 들었다.

그리고는, 발표시간이 될때까지 학회장 앞 스타벅스에 가서 혼자 대본을 읽고 외우고... 읽다가 또 고치고... 그랬다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어디 녹화되는 것도 아닌 허접한 발표인데 왜 그렇게 긴장했는지 모르겠다.



발표장 사진


생각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처음엔 저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사람이 점점 더 와서 뒤에 의자를 10개 넘게 더 추가해서 사람들이 와서 앉았다. (대체 왜?!)

발표 순서가 점수순서?였다고 하던데 우리 논문이 점수가 높은 편이었는지 두번째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사실 발표하는 동안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난다. ㅋㅋㅋ 친구들이 영상까지 찍어서 보내줬는데 너무 창피해서 두 번은 못보겠더라...

그냥 외운거 그대로 줄줄 말하고 들어왔다.


질문 절대 없을 줄 알았는데, 어떤 교수님이 질문을 엄청 했다. 엄청 많이 했다. 계속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분야의 대가이신 아르헨티나 대학의 학장님(?)이셨다.



발표가 끝난 후에 에릭 교수님이 오셔서 "Awesome! Perfect!" 같은 칭찬을 해주셨지만 나는 이게 어메리칸의 영혼없는 말임을 이미 알고있다..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이 맞았는지도 여쭤보았는데, "Your answer was perfect" 라고 해주셨다. 교수님 넘나 스윗해...


그 뒤로 에릭 교수님과 대학원 진학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넌 틀림없이 잘 해낼거라는 격려와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맨 왼쪽에 계신 외국인이 아르헨티나 교수님. 맨 오른쪽에 계신 분이 경희대에서 오신 교수님. 

우리 팀 팀원들 + 경희대 사람들 때문에 한국인 비율이 엄청 높아져 버린 세션이었다.ㅋㅋㅋㅋ



그리고 저녁에 드디어 뷔페!



크으으으으으으!!!


사실 자세히 보면 ㄹㅇ맛있어보이는거 하나도 없다. 브로콜리들, 샐럳, 감자샐럳, 크림소스 뿌린 연어... 하지만 분위기가 넘나 좋았다. 와인도 맛있었다.




저 왼쪽에 있는 라자냐처럼 생긴 건, 애플 크럼블? 이었던 것 같다. 매우 단 사과쨈같은거에 소보로 같은게 있었다. 딱 한입만 맛있었다.




셋째날


셋째날에도 CHARMS 워크샵 세션이 있었고, 스마트 빌딩팀의 발표가 있었어서 다같이 참석했다. 

열심히 발표 사진도 찍어주고 동영상도 찍어주고 다른팀 발표도 듣고... 또 다같이 인증 사진 찍고.. 전날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이번 학회에는 우리 팀과 스마트빌딩 팀 사람들, 교수님, 석사과정 언니, 이렇게 참여했는데 그립던 얼굴들을 한달만에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갑고 좋았다. 


학회 덕분에 짧게나마 미서부 여행도 다니고,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4. 미서부 여행


첫 날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에릭교수님이 픽업해주신 후 함께 갔던 산타모니카 비치.


2학년 미국 연수 때 왔던 곳인데, 이렇게 다시 오게 되니 느낌이 참 묘했다.

해외여행을 다니더라도 보통 갔던 곳을 또 가진 않으니까... 분명 미국인데 익숙한 장소를 방문한다는 게 생소한 기분이었다.




둘째날이었나, 학회가 끝난 저녁에 다같이 야경을 보러 그리피스 천문대를 찾았다. 

라라랜드 촬영지라고 하던데 라라랜드를 안봐서... 하지만 야경은 정말 끝내주게 예뻤다.




여긴 어디더라, 산호세였나? 

헨리오빠가 계속 운전해서 창밖 경치에 정신팔려 갔더니 어딜 갔는지를 모르는게 함정ㅋㅋㅋ


찾아보니 이름은 La Jolla Cove, 물개가 많고 해변이 예뻤던 곳이다.


도협님이 추천해주었던 Bobboi 젤라또도 맛있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답게, 해변을 정말 많이 다녔다. 낮에는 학회장에 있으니 밤바다만..ㅋㅋ


석양이 지는 해변가가 너무 예쁘고 평화롭고, 거기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참 행복해보였다.


한국은 한파로 너무너무 고통스러울 정도로 추웠던 때였는데, 따뜻하고 선선한 미서부는 정말 행복했다. 

토플 공부를 하느라 1월을 사람답지 못하게 살았던 탓도 있을 것 같다. 


한달 내내 하루 3시간도 채 자지 못하면서 죽어라 공부만 했는데, 그 후 떠난 미국은 정말 너무 완벽하게 행복했다.

계속 창밖을 보면서, 아 여기로 대학원을 올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정말 오고싶다... 하는 생각을 반복했던 것 같다.






용오름? 인건지 토네이도? 인건지 뭔가 엄청 무서워보이는 기둥이 바다에서부터 하늘까지 길게 연결되어 있었다.

석양과 함께 엄청 멋진 경관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LA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셔틀까지 학교에서 지원해줌! 개굿!


LA에서 친구는 해변을 가고 싶어했고, 난 UCLA 캠퍼스가 너무 보고 싶었기에 각자 찢어져서(?) 당일 투어를 했다.

혼자 하는 첫 여행이었는데 우버 타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구경 잘 했다.


아래 사진은 너무 예뻤던 게티 센터








그리고, UCLA 캠퍼스. 






넓고 예쁜 캠퍼스에 날씨까지 너무 좋으니 걷기만 해도 행복했다.

UCLA 마크만 봐도 부럽고, 가고싶고... 내년에 난 어떻게 되어있을까 싶고... 


마침 USC와 UCLA의 농구경기가 있던 날이어서, 캠퍼스에 사람도 정말 많고 북적북적 했다. 

여기서 UCLA가 써있는 얇은 후드티도 샀는데 완전 맘에듬ㅎㅎㅎ 그 뒤로 한학기 내내 잘입고 다녔다.



마지막으로, 인앤아웃!


프로틴 스타일(빵 대신 양상추로 감싼 버거) + 애니멀 스타일(치즈+양파+마요네즈를 올린 감튀) 로 주문!


프로틴 스타일이 은근 괜찮다. 먹기가 좀 힘들어서 그렇지, 엄청 많은 양상추가 느끼함도 잡아주고 죄책감도 덜 하고..?ㅋㅋㅋㅋ





  1. 맞나..? 정확하지 않다 [본문으로]
  2. 그것도 서부! 캘리포니아!! [본문으로]
반응형

'PURDUE >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강하는 법  (0) 2018.07.24
#03. GORAS  (1) 2018.07.24
#00. K-SW 퍼듀 프로그램 지원과정  (52) 2018.05.08
"Goal Representation for BDI Agent Systems", ProMAS(2004)  (0) 2017.10.26
#02. 논문 공부  (0) 2017.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