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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이 예전에 지어 주고 오래도록 놀려먹던 내 별명이 있다.. 붕트콤.

붕붕거리면서 정신없이 사는데 인생이 시트콤이란 뜻이다.

 

사실 블로그는 좀 교양있고 차분하게 적고싶어서 한탄을 자제하고 있지만, 정말이지 인생 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게 없다.

 


올해 여름부터 아이폰 뽐뿌가 강하게 왔었다. 아이폰 13이 나오기도 전부터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맥북프로, 아이패드, 에어팟프로, 매직트랙패드 까지 각종 애플 제품들을 섭렵해놓고, 정작 마지막 한 조각, 그것도 가장 중요한 한 조각인 아이폰을 아직 안쓰고 있어서다. 넘어갈까 말까 늘 고민은 오래 했지만, 그 때마다 도저히 아이폰의 하드웨어는 용납이 안돼서... 그리고 매번 삼성이 홀딱 홀려버리게끔 폰을 잘 뽑았기 때문에 넘어갈 시기를 번번이 놓치고 말았다.

 

그러다가 결국 나도 아이클라우드가 쓰고싶다..!! 그 미친 연동성이란 걸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폰13이 나오기도 전부터 이번엔 무조건 아이폰으로 넘어가겠노라 다짐했다.

 

그리고 아이폰 13이 나왔는데... 문제는... 스위스 물가가 반영되어 버려서 아이폰을 스위스에서 사면 대박 비싸다.

내가 사려는 아이폰13프로의 경우는 가격을 조사해보면 미국이랑 스위스랑 무려 18.7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심지어 애플케어조차 스위스가 훨씬 비쌈..!

 

넘어갈 마음은 굴뚝같지만 호구가 되기는 싫다!

다행히 주변에 애플에 다니고 계시는 지인이 있어 직원할인으로 15퍼센트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13의 재고가 바로 풀리는 게 아니고 직원할인몰에 언제 올라올지는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거라...

9월부터 무려 두달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오늘! 할인된 가격으로 아이폰을 주문했다. 

 

아이폰13프로랑 애플페이 둘다 15퍼 할인!!!! 여기에 세금 먹이면 토탈 150만원 즈음에 구매를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악세서리는 추가로 25퍼센트 할인이 들어가기 때문에..

 

 

악세서리까지 무지성 쇼핑 완료! 😉

 

 


 

여기까진 행복한 스토리.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모든걸 대신 주문해주신 감사하신 갓애플지인분께 돈을 이체해드려야 하는데, 벤모로 돈을 보내려니까 읭? 왜 안되지?

이리 해보고 저리 해봐도 돈이 전송이 안된다.

 

벤모 문제인가 싶어서... 얼른 이체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는 chase 은행 어플에 들어가서 zelle 로 이체를 시도했다. 

그런데 디용

 

 

 

이체는 이체대로 취소되어 버리고, 은행 계좌는 잠겨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뭔데ㅋㅋㅋ

 

심지어 SSN 이랑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풀어준대서 열심히 찾아서 입력했는데 "응 뻥이었어 우리 지점으로 전화해ㅋ" 하는 안내메세지로 넘어갔다...으아아ㅏㅏㅏ

 

문제는, 난 미국을 떠날 때 핸드폰을 해지해버렸고, 그러니 등록된 핸드폰번호로 본인인증을 할 수가 없고, 심지어 지금 스위스에서 쓰는 요금제는 국제전화가 (당연히!) 안되는 요금제기 때문에 Chase 은행에 전화를 걸 수도 없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허허허

 

일단 시차때문에 미국은 새벽이었으니 다음날을 기약하며 분노한 채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미국 은행이 오픈할 때를 맞춰 채팅상담을 시도해보았다.

그러나 역시 가능할리가 없음ㅋ 얄짤없이 또 전화하란다. 

 

결국 지금 쓰고있는 요금제를 우선 국제전화가 가능한 요금제로 변경하고, 미국 체이스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체이스는....무려 2시간이 지나도록 전화를 받지 않았다. 

중간에 끊으면 대기열이 초기화된다길래 2시간이나 통화는 유지시켜놓은채로,  나중엔 정말 누가 이기나 보자 하는 심정으로 기다렸다.

 

그렇게 가까스로 상담원과 (두시간만에) 연결이 되었고...

문자인증이 안되기때문에, 본인인증을 위해 set of questions 를 물어보겠다고 하더니 본격 스무고개를 시작했다.ㅋㅋㅋㅋㅋ

 

정말 하다하다 "너의 직장은 어디니?" "너에게 월급을 주는 곳은 어디니?" "너의 여권번호가 뭐니?" "너가 자주 가는 grocery shop 이름은 뭐니?" 같은 것까지 물어봤다... 그러더니 이번엔 "어제 너가 큰돈을 이체하려고 해서 잠긴거야" 라고 설명을 해 주더니 누구에게 이체를 하려고 한건지, 왜 하려고 한 건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서비스를 구매한건지, 아이템을 구매한건지 또 하나하나 따져묻기 시작했다.

 

으어어어 아이폰 사려고 했다구요 엉엉

 

그렇게 길고 긴 취조 끝에 겨우 내 계좌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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