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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관정, 국비, 풀브라이트 같은 장학금은 한번쯤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주변이랑 얘기를 하다보니 남 도비유학 장학금은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런 게 있는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장학금을 준비하는 동안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서, 처음 이 장학금을 알게 된 경로부터 지원 준비, 서류, 면접, 합격까지의 과정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1. 알게 된 경로 및 장학금 소개

처음 알게 된 것은 학교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는 글을 통해서였습니다.

장학금의 세부내용을 간단하게만 언급하면,

 

선발 과정    | 석사과정 또는 석박사 과정 (이미 합격한 사람은 제외)

즉, 19년 가을학기에 입학할 학생이라면 18년도에 모집하는 충남도비유학장학금에 신청해야 합니다.
"지원 전 장학금" 으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발 인원    | 4명 (도내 소재대학 2명, 기타 소재대학 2명, 2018년 기준)

충남에 위치한 대학에서 둘, 그 외의 대학에서 둘을 선발합니다. 저는 기타 소재대학으로 분류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총 6명(도내 3+기타3)을 뽑는다고 공지가 올라왔고 실제로는 도내2+기타4로 선발하였다고 합니다.

매년 모집인원도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선발 분야    | 이공계 2명, 기타계열 2명

적격자가 없으면 전체 지원자에서 선발합니다.

 

지원 금액    | 국비장학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2년동안 제공 (~2018년)

미국의 경우 1년에 24,500달러(한화 약 2,940만원)를 2년간 제공합니다. 나라마다 금액이 조금씩 달라요.

 

지원 금액    | 국비장학금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2년동안 제공 (2019년부터 올랐습니다ㅜㅜㅜㅜㅜ부럽ㅠㅠ)

미국의 경우 1년에 32,000달러(한화 약 3,840만원)를 2년간 제공합니다. 나라마다 금액이 조금씩 달라요.

 

마침 우리 학교 선배님 중 작년에 이 장학금을 붙은 분이 계셔서, 감사하게도 정성스러운 후기 글로도 도움을 받고, 서류를 준비할 때 메일로도 조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장학금은 "충청남도청" 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인 만큼, 지원 자격에 특이한 제한이 있는데, 

도내 소재 대학의 경우, 충청남도에 2년이상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도민 또는 도민의 자녀 여야 하며, 

기타 소재 대학의 경우, 충청남도에 2년이상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도민 또는 도민의 자녀 이면서, 충청남도에 있는 초중고 중 하나를 졸업해야 합니다.

 

아마 이 조건 때문인지, 올해는 경쟁률이 많이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대/카이스트가 휩쓸기로 유명한 다른 유학장학금들에 비해, 역대 합격자들의 학부도 다양했고 상대적으로 장벽이 낮아 보였던 것이 도전의 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 서류 준비

대학성적(30점), 에세이(30점), 외국어능력(40점)

 

서류 준비할 게 정말정말 많아요! 매우!

그래서 공지가 뜨자마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2018년 기준 타임라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2018. 8. 17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 업로드

 2018. 9. 3 ~ 9. 28

 서류 접수

 2018. 10. 31

 1차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

 2018. 11. 20

 2차 면접 심사

 2018. 11. 

 최종 합격자 발표 

 

필요한 서류가 많다는 것은 엄살이 아닌것이, 

선발 지원서, 총장 추천서, 졸업 증명서, 성적표, 어학 성적표(원본),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 증명서, 에세이, 초중고 졸업증명서, 부모님 주민등록등본, 조부모 주민등록등본, 개인정보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이 중 큰일날 뻔 했던 건, 총장 추천서랑 어학성적표였습니다.

총장 추천서는 교수님께 도장 받는 것처럼 똑똑똑 하고 가서 도장 쾅! 으로 되는 게 아니라, 학과 행정실을 통해서 메인 행정실로 정식 공문을 올려 보내고, 그럼 거기서 다시 처리해서 공문으로 내려보내면, 학과행정실에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마감 2주 전에 총장추천서를 받으려고 보니, 추석 연휴가 일주일씩 중간에 껴버리는 바람에 못 받을 뻔 했어요.

다행히 행정실 쌤의 도움으로, 특급으로 처리되어서 아슬아슬하게 마감 전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학 성적표는 토플을 제출했는데, 문제는 토플 원본 성적표여야 된다는 거였습니다. 토플 원본성적표는 처음 시험을 치고 따로 신청하지 않으면 배송조차 오지 않아서 저는 집에 원본 성적표가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신청하려고 보니 최소 한달은 걸린다고 하더라구요..ㅎㅎㅎㅎㅎㅎㅎ멘붕의 연속ㅎㅎ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ETS에서 확인하고 발송하는데 일주일, 미국에서 한국까지 우편으로 도착하는데 한달... 돈을 더 낼테니 일반 우편 말고 특급으로 좀 보내달라고 해도 그런거 없습니다.ㅋㅋㅋㅋ

결국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친구의 도움으로, 성적표를 친구한테 보낸 다음에 친구가 저한테 UPS로 특급배송을 해줘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주만에 도착했는데... 겨우 종이쪼가리 하나 보내는데 돈은 8만원 쯤 들었네요.ㅠ

 

그 외에도 초중고 졸업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같은 것도 인터넷으로 바로 발급이 안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서류 접수 기간에 추석 연휴도 껴 있으니..반드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서류를 작성할 때, 유학 희망 국가와 대학을 3개까지 적게 되어있는 데, 이 중 하나의 학교에 합격해야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따라서 안전빵(?)인 학교 하나정도는 리스트에 끼워두는 게 좋아요. 

나중에 안내를 들어보니, 만약 리스트에 쓴 3개 학교 외에 다른 학교에 합격해 진학하고 싶다면 추가로 서류를 제출하면 되기는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라를 바꾸는 것은 힘들다고 해요. 즉, 희망 대학 3개에 모두 미국대학을 적었는데, 캐나다 대학으로 유학을 가면 좀 곤란해 질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충청남도 소재의 초중고를 졸업하면 각각 가산점이 붙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충남에 거주하면 또 가산점이 붙습니다. 저는 충남에 15년째 거주했고, 초중고를 모두 충남에서 졸업했으며, 3대가 전부 충남에 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충남의 딸!이기 때문에 가산점을 거의 다 챙겨 받았습니다. 만세..?!

 

이 수많은 서류의 산을 헤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자유 양식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뭐가 정답인지는 더욱 알 수가 없고.. 모집 안내에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기소개서, 유학지원동기, 학업 및 연구계획, 미래설계 등
  • 전공 관련 대외활동 실적 증빙서(대회수상경력, 논문학술지 게재 등)
  • 유학준비를 위한 노력 증빙서(GRE시험, 어학연수, 자격증 등)

그래서 저는 위의 내용들을 적당히 잘 버무리고 녹여서 A4 용지 2장 분량의 줄글로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어학점수 커트라인(토플 78)이 걸려있어서 그런지, 최종적으로 18년도에는 서류 통과를 한 사람이 3명밖에 없었습니다. [각주:1]

 

 

3. 면접

전공분야(50점) + 인성분야(50점)
 
4명을 선발하는데, 서류 통과가 3명이어서 면접은 사실 거의 부담없이 봤던 것 같습니다. [각주:2]
면접 준비보다도 복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작년 선배의 후기처럼 대부분 정장을 입고 왔습니다. 대부분이라고 해도 몇명 안되긴 하지만요...
 
걱정했던 영어 면접은 없었고, 한글로만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하셨습니다. 
작년 후기 덕분에 미리 각오는 하고 갔지만, 면접장에 딱 들어가면 마치 청문회처럼.. ㅁ자 모양의 책상의 한 면에 제가 앉고, 나머지 세 면에는 교수님들이 빼곡히 앉아 계셨습니다. 대략 15명쯤..? 되는 것 같았어요. 
받았던 질문들을 기억나는 대로 나열해보면,
  • 학부생 치고는 활동한 것이 많은데, 언제부터 유학을 준비했는가
  • 대학원을 왜 가고 싶으며, 졸업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 박사과정도 할 생각이 있는지? [각주:3]
  • 성균관 대학교면 취직도 잘될텐데 왜 삼성에 가지 않는지....(?????)[각주:4]
  • 작성한 논문을 보통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간단하게 설명해보아라, + 관련된 추가질문
  • 충청남도의 도민으로서 자부심 한마디
  • 도민의 혈세가 적지 않게 지원되는 건데, 유학을 다녀온 후에 내가 충청남도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가[각주:5]
  • 비트코인이 요즘 핫한데, 그런 연구도 할 생각이 있는지(...네..?)
  • 높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연구경험도 많은걸 보니 대학을 다니는 동안 대학생활은 거의 하지 않았는지? [각주:6]
  • 역경을 극복했던 사례
면접을 보고 나서 다른 지원자들이랑 한시간 정도 서로 내용을 공유했는데, 전 정말 아무 생각없이(...) 면접을 보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그래놓고, 설마 세명인데 떨어지겠어..? 하는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4. 그 후...

면접 이틀 후, 11월 22일에 전화로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의 마감이 12월부터 시작하는 만큼, 일찍 결과가 나와서 지원 서류에 충남도비유학장학금을 모두 적을 수 있었습니다. 
 
12월 중에 충청남도청에서 꽃다발과 장학증서를 받는 행사가 한 번 있었고, 그 때 추가 설명들을 더 해주셨습니다. 
외부 장학금이 어드미션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많고, 크게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 대학원 지원할 때 원서 자체에도 하나라도 더 쓸 게 생긴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어드미션을 받고 펀딩 조건들을 확인하고 있는 요즘에는, 이 장학금 덕분에 펀딩금액에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에 거의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학교와 연구실, 연구분야만 가지고 진학할 대학원을 선택할 수 있어 새삼 장학금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혹 유학을 준비하고 있고, 충남에 연고가 있다면 장학금에 꼭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 추신) 티스토리의 덧글 시스템이 좀 이상해서, 비밀댓글을 다시면 저만 볼수 있고 작성하신 본인은 다시 볼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비밀댓글로 답변을 남겨드려도 본인은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질문은 덧글로 공개/비공개 중 원하시는 대로 달아주셔도 좋지만, 답변은 항상 공개덧글로 작성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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