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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팅에 참여했던 학교를 하나씩 포스팅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쓰려니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글을 쓴다.

 

비지팅 일정

 

조지아텍의 비지팅 일정은 2월 26일에 모두 끝났지만, 위스콘신이 엄청 춥기 때문에 최대한 날씨좋은 애틀랜타에서 오래 머물다가 위스콘신으로 넘어갔다. 

 

비행기에서 본 위스콘신 풍경

그리고 착륙도 하기 전부터, 이미 날씨에 기겁을 하기 시작했다.. 

염전처럼 새하얀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으니, 이게 북극인지 사람사는 곳이 맞는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공항에 내려서 우버를 잡으러 나왔는데, 우버를 기다리는 그 10분동안 얼어죽을뻔했다. 우버가 잘 오고 있는지 폰을 계속 확인해야하는데, 도저히 손이 시려서 야외에서 폰을 본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아, 심지어 배터리가 20퍼센트도 넘게 남아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밖으로 나오자마자 배터리가 3퍼로 급격히 떨어지더니 죽어버렸다.. 

이 때 온도가 영하 20도쯤 되었던 것 같다. 

 

우버를 타고 호텔로 가는 길

겨우 우버를 잡고 호텔로 가는 길에는 이런 새하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화사하게 꽃이 가득 핀 따뜻한 애틀랜타를 후드티만 입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이런 혹한으로 넘어왔다는게 신기했다.. 

 

제공해준 호텔 

위스콘신에서 제공해 준 호텔은 캠퍼스 내에 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학교 색깔인 빨간색이 곳곳에 도배되어 있었다. 바디 필로우에도 Wisconsin 이 써있다. ㅋㅋㅋ

이때가 오후 5시 쯤이었는데 아직 시차적응이 덜 되어서 피곤한 상태라 바로 잠들어버렸다. 공식 일정은 다음날부터 시작!

 


 

Day 1

Time Event
8:00 - 8:30am Check-in and continental Breakfast
8:30am - 12:00pm Department Overview & Faculty Research Presentations 

Presentations include an introduction from our department chair Guri Sohi and presentations from faculty members in databases, operating systems, optimization, architecture, networking, artificial intelligence, programming languages, security, theory, human-computer interactions, and graphics.
12:00pm - 1:00pm Lunch - prospective students and faculty
1:15pm - 5pm Meetings with Professors 

We will set up meetings for every student with a few professors. 
1:15pm - 3pm Snacks and Mingle with Current Graduate Students 

Enjoy some afternoon snacks in between meetings with professors.
3pm - 5:00pm Meet the Research Groups/Lab Tours 

Meet with various labs and research groups and ask any questions. Meeting locations for various groups are described below: (생략)
5:30pm - 6:30pm Happy Hour

Conversation, Hors D'oeuvres, and Beverages
6:30pm - 8:30pm Dinner

공식 일정 Day 1

 

첫 일정은 학과와 교수님들의 연구를 소개하는 세션이었다. 

날씨가 너무 추운데, 다행히도 호텔 안에 있는 홀에서 진행해서 오전동안에는 밖을 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홀 입구에는 각자 이름표와 함께 문서 패키지가 함께 준비되어 있었고, 홀 안에 들어가니 아침이 준비되어 있었다.[각주:1]    

 

 

패키지 안에는 여러 문서들이 들어있었는데, 그 중에 교수님께 말거는 방법(Tips for talking to professors) 라던지, 무엇을 질문할까요?(What can I ask?) 같은 문서가 너무 센스넘치고 귀여웠다.ㅋㅋㅋㅋ

영어로 교수님이랑 1대1 미팅을 해야한다는 게 많이 부담이었는데.. 실제로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베이글을 먹으면서 학과 소개와 교수님별 연구실/연구 소개들을 들었다. 

보통은 내 분야가 아니면 사실 관심도 잘 안가고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재미없을 때가 많았는데, 쉽고 재밌게 소개를 잘 해주셔서 전부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컨택했던 교수님은 역시 위스콘신 CS에서도 인정받는 대가인지, 발표 순서도 가장 마지막이셨고, 포쓰가 장난 아니었다.. 강연대에 딱 올라서자마자 csrankings 홈페이지를 트시더니, 연구실적으로 월드랭킹 1등을 찍은 걸 자랑스럽게 보여주시는 게 너무 멋있었다ㅋㅋㅋㅋ진짜 자부심 뿜뿜!

 

발표가 끝난 후에는 그 자리에서 교수님들 및 학생들이 섞여서 점심을 먹었는데, 아무래도 교수님이랑 밥먹는 자리는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너무 긴장된다. 아니 오히려 미국이 더 긴장되었던 것 같다.. 질문이 언제 나한테 향할 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귀 쫑긋하고 영어 리스닝을 집중해야 했다. 

 


 

점심을 먹은 뒤로는, 교수님이랑 각자 1대1 미팅이 쭉 있었는데, 나는 사전에 미리 컨택했던 세 분의 교수님과 미팅을 하였다. 세 분 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지원하기 전부터 미리 컨택하고 메일을 주고받던 교수님들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다. 

 

사실 내 가장 큰 관심사는 RA Funding 여부였는데, 난 위스콘신을 financial support not guaranteed 라는 조건으로 합격하였기 때문에 펀딩이 없다면 사실 상 진학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내가 컨택한 교수님이 이번 어드미션 커미티였다는 걸 미팅을 하다가 알게되었는데, 이번 합격생의 40% 정도는 노펀딩 합격을 뿌렸다고 했다. 내가 펀딩을 걱정했더니, financial support not guaranteed 가 'Funding이 없다!' 는 게 아니라 '보장이 되지 않는다!' 라고 강조해주셨다. 매 년 이 조건으로 많은 학생들이 입학하지만, 결과적으로 펀딩을 받지 못한 학생이 한명도 없었고, 연구실에 바로 들어가면 RA를, 그렇지 않으면 TA를 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내가 관심있어했던 교수님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지원한 학생도 상당히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교수님은 결국 끝까지 RA에 대한 확답을 해주시지는 않았다. [각주:2]  첫 학기에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서로 잘 맞는지 알아보고, 그 다음학기부터 합류 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고, 다른 학교들에서 풀 펀딩 조건으로 합격했다는 것과, 위스콘신은 펀딩이 없어서 위험을 떠안고 진학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더니, "내가 펀딩을 주면 무조건 우리학교로 온다고 확답을 해줄 수 있는지" 여부도 물어보신 걸 보면, 사실 상 가능성은 많이 열려있는 것 같았다.

 


 

랩 투어가 끝난 후에는, 각 랩의 대학원생들과 해당 랩의 지원자들이 둘러앉아서 Q&A 비슷하게 수다를 떠는 시간이 있었다. 주로 연구실 분위기,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 여름 인턴 여부, 메디슨 생활 등등 같은 학생의 입장에서 질문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 때 학생들이랑 대화하면서, 랩 대학원생들이 교수님에 대한 무한 신뢰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 멋있었다. 

탑티어 논문을 매년 그렇게 많이 쓰는 것도 신기한데,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뒤에는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도착해보니 스탠딩 테이블들이 깔려있고, Free drinks 와 함께 각종 요리들이 뷔페처럼 차려져 있어서 맥주랑 음식들을 신나게 먹었는데, 30분? 1시간? 쯤 지나고 나니 갑자기 이제 저녁을 먹자고 다들 테이블에 앉으라고 했다... (?)

난 이미 배부른데......메인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슬픔)

멋진 테이블에 앉으니 코스요리로.. 샐러드가 나오더니, 요렇게 생긴 치킨까스? 같은 게 나왔고, 후식으로 예쁜 케이크였나 아이스크림까지 나와버렸다. 흑흑.. 배가 너무 불러서 거의 다 한입씩 맛만 봤던 것 같다. 맥주로 배를 채웠던 30분 전의 내가 원망스러워지는 순간..ㅠㅠ

 

저녁을 먹고 나니 너무너무 피곤해져서 이제 숙소에 얼른 들어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City tour 팟이 결성되었다. 

위스콘신 학부생 친구가 메디슨을 구경시켜주겠다고 해서, 피곤함에 약간 주저했지만, 재밌을 것 같아서 따라나섰다. 

그리고 그 후 거의 한시간을 눈보라 속에서 온 몸의 감각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끼며 City tour 를 했다..

 

너무 추워서 찍은 사진은 이것밖에 없지만, 메디슨은 작지만 있을 거 나름 다 있는 예쁜 마을같았다. 

들어보니 방세도 애틀랜타보다는 훨씬 훨씬 싼 것 같고, (1bed 가 천불이 안되는 듯) 겨울만 아니면 살기도 좋아보였다. [각주:3]

 


 

Day 2

Time Event
9:00am - 11:00am Women in Computer Science Breakfast

The female grad students are gathering for breakfast in CS2310! We would like all of the women visiting Madison to join us, please gather at the ground floor elevator - one or two grad students will be there to take you to the location (due to the elevator being access restricted over the weekend). 
10:00am - 11:00am Breakfast

If you are not attending the Women in Computer Science Breakfast, join us at CS 1240 for some bagels and cream cheese. Current grad students will be there to chat.
11:00am - 11:45am Q&A Sessions
12:00pm - 1:00pm Campus Tour

We will tour the campus and the city of Madison on our way towards lunch. 
1:00pm - 2:30pm Lunch in Downtown Madison
3:00pm - 4:00pm Capitol Tour
4:00pm - 6:00pm Explore Madison 

There's a lot to see in Downtown Madison and along State Street, which connects the capitol to the UW Madison campus including hundreds of retail stores and restaurants.
6:00pm - 8:00pm Sett, Pizza and Board Games
We have reserved bowling lanes, pool tables and we'll provide good pizza, drinks, and games.

공식 일정 Day 2

 

둘째날은 좀 더 프리한 느낌으로 일정이 진행되었는데, 먼저 첫 일정은 Women in CS 모임이었다. 

비지팅을 갔던 세 학교 모두 이런 Women in CS 모임이 있었던 게 신기했다. 캠퍼스 빌딩에 있는 작은 방에 다같이 모여서, 샌드위치랑 커피랑 과일같은걸 먹으면서 자기소개도 하고, 다양한 주제로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모임이 끝난 후에는 작은 강당으로 이동했는데, 대학원생들 6~7명 정도가 무대에서 Q&A Talk session을 가졌다.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돌아가면서 대답을 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난 이런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질문하는게 어렵기도 하고 뭘 물어봐야 하는지도 생각이 전혀 안나던데.. 다들 거침없이 질문하면서 세션이 진행되는 게 신기했다. 

 

그 후로는 The Coopers Tavern 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디슨에 왔으면 Cheese Curd 를 먹어봐야 한다고 들었는데, 드디어 맛볼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미국음식이란... 느끼하고 짤 뿐...기대에 미치지 못했다ㅠ

 

그 뒤로는 사실 별 게 없는데, 그냥 캠퍼스 투어하고.. 포켓볼 하고 그러면서 저녁까지 같이 몰려다니며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후기

일단,, 제일 먼저 기억나는 건 너무너무 추웠다.

내가 갔을 땐 영하 -26도까지 내려갔고, 난 그게 너무 충격이었는데, 학생들 반응이 "날이 좀 풀리고 와서 다행이다" 라며 웃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불과 몇주 전에는 영하 50도까지도 내려갔다고 한다. 

 

한국에서 대학원을 준비하고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내 대학원 선택 기준에서 '지역'이나 '기후'는 가장 덜 중요한 요소였다. 그냥 막연하게, 서부가 살기가 좋다던데... 정도였을 뿐이지, 난 무조건 서부로 가야한다는 그런 것도 없었고, 어디에 위치했든 그냥 좋은 대학원인 게 제일 중요했다. 

그런데 비지팅에 직접 와서 보니까 생각보다 기후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든 요소인 것 같았다. 물론, 학교의 명성이나 연구 분야, 실적 등등이 제일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기후'에 두었던 그 아주 작은 비중이 조금 더 크게 다가왔다. 최대한 따뜻하게 롱패딩에 장갑에 목도리를 껴입고 돌아다녔는데도 얼어 죽을 것 같았고, 길에서 핸드폰을 보는 것 조차도 너무 힘들었다. 그 와중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를 맨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마시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도 충격이었다..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한 느낌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펀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계속 마음 한켠에 찜찜함으로 남기도 했다. 만약 내가 여기만 합격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펀딩을 따낼 수 있을 것 같긴 했지만, 안전한 다른 옵션을 두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연구실의 명성과, 실적, 대가 교수님에 대한 동경이 마지막까지 아쉽기는 했던 것 같다.

오랜 시간 고민했고, 주변의 의견도 정말 많이 들었고, 여러 교수님들께 상담까지 한 후에 최종적으로 결정을 했는데, 힘들게 결정한 만큼 내 선택이 옳은 선택임을 증명해내고 싶다.

교수님들께서도 "둘 다 너무 훌륭한 랩이니 어딜 가든 좋을 거다, 네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선택해도 될 거다" 라고 조언을 해 주셨다. 

사실 내가 어느쪽을 선택했든, 기대한 것보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분명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이 남을 것이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뤘을 때는 아쉬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베이글+커피 가 전부라는건 좀 실망.. [본문으로]
  2.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누구에게도 확답을 해 주지 않았다는 것? 위스콘신 학부를 졸업하고 저 랩에서 2년이나 학부연구생을 했던 친구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본문으로]
  3. 겨울이 너무 미친듯이 추워서 그렇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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