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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11(토) 에 떠났던 당일치기 베른 나들이. 

반년이나 지나서 글을 쓰려니 대부분의 기억들은 휘발되고 사진의 나열이 될 것 같다.



토요일이고, 날씨가 좋으니 어디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베른으로 향했다. 

비록 그 다음날이 구글 WTM 장학금 마감일이었고, 아직 원서도 쓰지 않은 상태라 마음 한켠에 짐이 좀 있긴 했지만... 토요일에 나들이 갔다오고 원서는 일요일에 쓰지 뭐! 하고 대책없이 출발


베른까지 가기 전에... 생겼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기차가 베른역에 다 와갈때쯤 갑자기 가다 말고 선로에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가 역도 아니고.. 선로 한가운데인데 여기 왜 서있는 것일까, 하는 고민부터 시작해서 곧 출발하겠지, 내가 기차를 잘못탔나? 등등 점점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기차표도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도착시간도 다시 확인해보고, 구글맵으로 GPS를 켜서 여기가 어딘지도 확인해보고.. 

그러던 중에 안내방송이 나왔다. 3개 국어로 나왔는데, 스위스스럽게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로 나왔다.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긴 한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ㅋㅋㅋㅋ그 와중에 주면 사람들은 허탈하게 허헣허 하면서 웃는데 뭐냐고ㅠ나도 같이 웃자고ㅠㅠ


그냥 자리에 앉아 한시간정도를 기다리니(기차는 아직도 선로에 서 있는 상황), 사람들이 우루루 다 내리길래 눈치보면서 따라 내렸더니 다른 기차로 갈아타게 했다. 아무래도 뭔가 기차에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었다.


덕분에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베른에 도착하는 바람에 배고파 죽을뻔했다.ㅠㅠ


베른에 도착한 후, 전체적인 코스는 스위스 프렌즈 카페에서 차가운 순대님이 정리해주신 글의 추천코스를 따랐다. 


[출처] 스위스의 수도 베른 Bern - 차가운순대님 글



하루 종일 베른에 있었기 때문에, 저기에 나와있는 명소들은 모두 찍는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발 닿는대로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처음 역에서 내리니, 크고 멋진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스위스에서는 항상 산과 호수, 포도밭 같은 자연을 보다가 유럽의 느낌이 물씬 나는 도시에 와 있으니 새삼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이 훅..!



걷다 보니, 위 사진에 있는 것처럼 장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좀 많은 곳은 저런 주말장 같은 천막들이 항상 자주 보였던 것 같다.




마켓에서 파는 건 항상 비슷비슷한데, 각종 종류의 다양한 치즈를 모아놓고 파는 치즈가게, 과일가게, 꽃가게, 유제품가게, 등등.. 


그러나 난 지금 매우 배가 고픈 상태이기 때문에, 미리 보아뒀던 식당으로 직행!



베른 홍합집으로 더 유명한 MOULES-EDY,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베른 맛집이다.

스위스 프렌즈 카페를 보면서 베른 홍합집 얘기가 하도 많이 나오길래 베른에 가면 저건 일단 무조건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제일 유명한 홍합찜 하나에 맥주 작은거 한잔을 주문했다. 


사실 저게 거의 2인분 정도의 가격과 양인데... 난 혼자니까 뭐 어쩔수 있나, 그냥 혼자 시켜서 다 먹음^-^

해물 토마토 파스타 같은 맛인데, 음식이 나오고 보니 면은 그냥 회 밑에 깔아주는 무채같은 느낌이고, 메인은 홍합과 새우다.

홍합이랑 새우만 다 집어먹어도 배부른데 먹고나니까 밑에 면도 있어서 매우 든든했다. 


무난하게 맛있었지만 좀 짰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가게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물.


앞에 분수가 있어서 그런지 관광객들도 참 많고 사진 찍는 사람도 정말 많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열심히 혼자 셀카를 찍었다ㅠ 나도...전신사진...찍고싶다......흑


그 뒤로는 지도를 보면서 열심히 걸어다녔다. 





몇 시간 걷다 보니 또 출출하고(?), 사실 지나가던 꼬맹이가 젤라또 먹는걸 보니까 아 유럽까지 왔는데 내가 젤라또를 한번도 안사먹었다니..! 하는 반성이 훅 밀려와서 젤라또를 사 먹었다.



그리고 이건 인생젤라또였다.

진심 너무 맛있었음ㅠㅠㅠㅠ미쳣음ㅠㅠㅠ로잔으로 돌아왔을 때 이거 먹으러 베른 또 갈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냥 눈에 보이는 집 들어간거라 가게 이름도 모르고.. 뮌스터 근처 작은 골목에 있던 집이었다.




장미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장미공원에서 베른 시내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해서 올라가는데 힘들고 더워서 죽을 뻔 했다.

계속 오르막길인데 땡볕이고 덥고 으어어...


그 와중에 강물은 색이 너무 예쁘고 시원해 보였다.


유속이 진짜 엄청 빨라서, 며칠 전에 사고 있었다고 들어가지 말라는 글을 스위스프렌즈에서 종종 봤었는데

현지인들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 둥둥 떠서 잘 놀고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진짜 속도가 짱 빨라서, 래프팅하는 것처럼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용기는 안난다ㅋㅋ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원하겠다, 좋겠다..  부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열심히 장미공원까지 도착하고 내려다 본 모습!



저 멀리 뾰족하게 나온 성당과 베른강, 그리고 베른 시내가 한눈에 다 내려다 보였다. 

사진 찍는 사람들 틈에서 혼자 난간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눈에 많이 담았다.




장미공원에서 시계탑쪽으로 내려오니 음악 축제기간이라고 이렇게 거리 공연들이 정말 많이 열리고 있었다.

공연마다 사람들도 많이 모여있고, 온 거리가 통째로 둠칫둠칫 음악으로 가득했다.


해도 어느정도 져서 날씨도 선선해지고, 음악과 맛있는 축제음식들 때문에 분위기가 너무 행복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로, 원더 와플! 을 방문했다.

구글맵에서 추천 식당으로 떠 있길래 갔는데, 사실 사진을 보니까 와플 접시에 이름을 적어주는게 너무 예뻐서 이건 꼭 가야돼..! 하는 생각에 찾아갔다.ㅋㅋㅋ인스타충..ㅎㅎㅠ




히힣 너무 예쁘다 신난다!


와플 안에 넣고 싶은 과일도 마음껏 고르고, 아이스크림도 고르고, 위에 뿌릴 소스도 내가 고르고, 이름까지 알려주면 주문 끝!

나는 딸기랑 바나나랑 키위랑..? 넣었던 것 같다. 막 구운 뜨거운 와플에 아이스크림까지 완벽했다 크으



와플을 먹고, 베른역에서 다음날 먹을 식재료들 장을 좀 봐서 로잔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당일치기로 나들이를 다녀오면 하루 종일 음악도 많이 듣고, 혼자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일정도 미리 짜거나 맞출 필요 없이 그냥 그때그때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배고프면 맛있어 보이는 거 집어먹구..


내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더 기억에 오래 남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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