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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체르마트, 루체른 등등 스위스엔 다양한 여행지가 있긴 하지만 그 중 역시 가장 인기가 많고 볼거리가 모여있는 곳은 인터라켄이다.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스위스를 여행하면 인터라켄을 필수로 거쳐가고, 심지어 인터라켄만 보고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왕 인터라켄을 여행한다면 당일치기보다는 적어도 몇 박 숙박을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친구가 스위스에 놀러 왔을 때 같이 2박3일로 다녀왔다.

 

 


Day 1

 

라우터브루넨 - 뮈렌- 쉴트호른

 

로잔에서 출발한 첫 날은 라우터브루넨을 거쳐 뮈렌 마을까지 갔다가, 쉴트호른에 올라갔다 내려온 후 숙소에 체크인 하는 일정이었다.

 

 

 

우선 라우터브루넨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그뤼치알프 역까지 이동한 후, 산악열차로 갈아타 뮈렌 마을에 도착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아마도 쉴트호른까지의 하이킹 대회가 있었던 모양인지, 등번호를 붙이고 뛰고 있는 선수들이 뮈렌 마을을 지나치고있었다. 

 

내리자 마자 보이는 예쁜 건물

 

 

하이파이브를 쳐보겠다고 꼬마가 한참을 저러고 서 있었다

 

 

뮈렌은 이곳저곳 예쁘게 꽃과 작은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는 작은 마을로, 골목골목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뮈렌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나무밑둥 포토스팟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저 나무밑둥 앞에는 한국인들이 줄을 서서 사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뮈렌 마을을 구경한 후에는, 뮈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쉴트호른에 오를 수 있다. 

 

 

 

내가 방문한 해에는, 스위스패스로 쉴트호른 케이블카가 무료였다!

아마 해마다 스위스 관광청이 지정하는 무료 산이 바뀌는 모양이다. 

 

 

 

 

한국의 여름처럼 엄청 더운 날이었음에도, 산 위라 온도가 무려 19도! 시원하니 너무 좋았다.

 

 

 

그렇게 뮈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677m 비르그(Birg) 까지 올랐다. 

비르그는 뮈렌과 쉴트호른 사이에 있는 중간 정거장이다. 

그런데... 이 날 도무지 하루종일 구름이 걷히질 않아서, 케이블카가 중간에 구름속으로 들어가더니 비르그 전망대까지 모두 구름에 쌓여있었다. 천국에 있는 카페테리아 마냥... 구름 속에서 전망대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릴 워크를 건너고 있는 친구의 뒷모습

 

비르그 전망대에는 이런 스릴 워크 체험도 할 수 있었는데, 원래는 아찔하게 발 밑에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보여야 하지만.. 구름 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전망은 이미 망했지만, 그래도 이왕 올라온 거, 케이블카를 타고 브리그에서 쉴트호른까지도 더 올라가본다. 

 

쉴트호른은 제임스본드의  007 영화에서 설산 꼭대기 구출작전의 배경이 된 곳이라, 전망대 내부에는 007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007 전시관. 사실 별거 없음

 

 

뮈렌 마을에서 보았던 마라톤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가 여기 쉴트호른이었던 모양이다.

정상에는 하나 둘 이미 도착한 선수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산악열차 + 케이블카를 여러번 타고 올라와도 한참 걸리는 해발 2970m 의 쉴트호른을... 어떻게 뛰어서 올라오는 건지....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전광판에 표시된 숫자를 보면 무려 13시간 50분이 기록되어있다. 

 

 

 

쉴트호른에 있는 내내 결국 구름은 걷히지 않았고, 다시 뮈렌 마을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저녁을 먹었다.

 

 

보이다시피 매우 초라하고 맛없는 이 한 접시가 무려 2만원이 넘는 가격! 와우 스위스 물가!

 

 

그리고 도착한 숙소.

 

 

 

 

사진에 보이는 대로 문을 열자마자 딱 침대 두개가 들어있고 끝이다. 화장실이랑 샤워실은 층마다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되어있었다.

소박하지만.. 그래도 잠만 자기엔 가성비 넘치는 선택이었다.

 

아쉬운 마음은 저녁 맥주로 달래보았다.

 

 

 

사진은 푸디로 찍었는데, GPS 를 인식한 건지, 아래에 저렇게 귀여운 스위스 스티커도 자동으로 생겼다ㅋㅋㅋ

 

 


Day 2

 

그린델발트 - 피르스트

 

둘째날은 가장 기대하던 피르스트에 올라가는 날!

피르스트는 여러 액티비티가 많이 있는 산이라, 가능한 다양한 걸 모두 다 해볼 생각이었다.

 

아침일찍 일어나 그린델발트로 향했는데, 기차 자리마다 테이블이 아래 사진처럼 예쁜 지도로 꾸며져 있었다. 

 

 

 

그린델발트 도착!!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그린델발트역에서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되지만, 아직 아침이라 체력도 남아 돌겠다, 20분쯤 마을구경하며 걸어가다보면 금방 정류장을 만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피르스트 정류장까지 올라간다.

보통은 곧장 정상인 피르스트를 찍은 후에, 내려오면서 보어트나 쉬렉펠트 같은 역에서 액티비티를 하나씩 즐기지만, 우린 이 날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서 비가 오기 전에 액티비티들을 우선적으로 클리어 하기로 했다!!

피르스트의 꽃은 액티비티니까!

 

 

그래서 제일 먼저 한 건 쉬렉펠트역에서 피르스트 글라이더 를 타는 것이었다.

 

피르스트 글라이더

 

 

 

친구랑 둘이 저 독수리를 타고 완전히 누운 자세로 허공을 가로질렀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바람에 머리는 이미 엉망이 되었지만... 너무 신나고 재밌어서 기분이 바로 업되어 버림ㅋㅋㅋ

 

 

 

두 번째 액티비티는 트로티 바이트 를 타고 산 아래까지 내려오기!

피르스트 액티비티 중에 제일 기대했던 거고, 제일 재밌었던 액티비티다.

 

아래 사진처럼, 자전거 모양인데 안장 없이 서서 타는 방식으로, 브레이크는 절대 발이 아니라 손잡이로 잡아야 한다느 것만 기억하면 안전하게 경사를 따라 내려오면서 엄청나게 예쁜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내리막길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 사진을 찍겠다고 저기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다시 오르막길을 걸어올라와서 사진을 찍었던게 기억난다ㅋㅋㅋㅋ

 

배경의 설산과 푸릇푸릇한 들판, 홀로 서있는 트로티바이크까지 세 박자가 완벽한 풍경이다.

 

 

보어트에서부터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내려오면, 다시 케이블카를 타는 그린델발트 정류장에 도착한다. 

 

 

이제 액티비티를 다 즐겼으니, 다시 피르스트 정상으로 올라간다. 

 

피르스트 정상 뷰!

탁 트인 들판과 설산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정상인 피르스트 에는 아래 사진같은 클리프워크도 설치되어 있다. 

 

생각보다 구간이 꽤 길어서 따라서 걷다보면 발 밑이 자꾸 신경쓰이면서 스릴도 넘치고... 까마득한 절벽과 설산을 아쉽지 않게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날려 준 드론샷!!

 

남들은 다 저 앞에 서서 사진을 찍지만 나에겐 드론이 있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멋있는 사진이 나왔다. 

 

 

 

 

피르스트 정상에서는 바흐알프제 호수까지 하이킹을 갈 수가 있다. 편도로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걸리니, 왕복 최소 세시간은 투자해야 하는 일정이다. 

 

 

대신 가는 내내 이렇게 들판에 풀어있는 소랑 염소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잘 찍은 바흐알프제 사진을 보면, 예쁜 호수와 들판, 설산, 그리고 호수에 비친 설산의 반영까지, 완벽한 풍경을 보여준다. 

 

 

이미 날씨가 꾸리꾸리해져가기 시작했지만... 아직 비가 오지 않으니 괜찮을거라고 생각하고 바흐알프제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호수에 도착하기 10분쯤 전부터 하늘이 우중충해지더니, 호수에 도착했을 땐 이미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우리가 본 바흐알프제 모습 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 우산은 한개 뿐이라, 호수 바로 앞 조그만 오두막 속에 들어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고시원 크기의 조그만 오두막에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정말 차곡차곡 붙어앉아 오들오들 떨고 있었던 모습이 새삼 웃기기도 하고.. 당시엔 너무 아쉬웠는게 그것도 지금 생각하니 특별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Day 3

 

패러글라이딩 - 브리엔츠 로트호른 - 하더쿨룸 - 로잔으로 돌아오기

 

셋째 날은 대망의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날!

 

몽트래블을 통해서 이틀 전에 예약을 했고, 아침 일찍 만나서 패러글라이딩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우선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다 같이 모여서, 나눠주는 신발로 갈아신고, 다 같이 봉고차를 타고 패러글라이딩 장소로 이동했다. 

 

 

 

뛰기 전에 헬멧이랑 장비를 다 착용한 채로도 사진을 엄청 찍었지만... 도저히 어디 보여줄 수 있는 몰골이 아니라 블로그엔 업로드할수 없음ㅋㅋ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터라켄 패러글라이딩 최고!!!!!

 

패러글라이딩 자체를 처음 해 봤는데, 고작 저 허술해보이는 풍선을 매달고 산 위에서 뛰어내린다는 게 무섭기도 했는데, 걱정보다 전혀 무섭지 않았다. 일단 전문가가 나를 배에 매달고 뛰기 때문에, 난 그닥 할 게 없고, 그냥 대롱대롱 매달려있기만 하면 된다.

 

비탈진 언덕을 따라 우다다 아래를 향해 뛰다 보면 어느순간 허공에서 발을 허우적거리게 되는데, 그렇게 비행이 시작된다. 

발 아래 조그만 집들이 있는것도, 아침 햇살과,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강도, 너무 예뻤다. 

 

나랑 같이 뛴 분이 고수인지, 발이 거의 스칠듯이 아슬아슬하게 나무들 위로 날기도 하고, "Do you want 빙글빙글?" 이라고 물어보더니, 내리기 전에 신나게 놀이기구 타듯이 붕붕 돌아주기도 하셨다. 

 

사진까지 포함해서 꽤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사진은 무조건 추가하는 걸 추천한다. 다시 꺼내볼 때마다 그 때의 기억을 불러올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을 한 후에는, 브리엔츠 역으로 호수를 보러 갔다. 

 

아직 오전인데 맥주캔을 깠다
반짝반짝 호수 너무 예쁨

 

 

반짝이는 호수 앞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다 보니, 역 근처에 산악열차의 출발지 같은 곳이 있었다. 

이건 뭐지.. 하고 찾아보니 브리엔츠 로트호른 이라는 곳까지 가는 열차였다. 

 

 

 

 

뭔진 모르겠지만 재밌어보여서 일단 타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거 너무 재밌고 만족스러웠다. 인터라켄에 부모님과 다시 가게되면 반드시 꼭 필수코스로 넣고싶을 정도!

 

 

 

 

호수와 산을 배경으로 증기기관차가 칙칙폭폭 연기를 뿜으면서 천천히 올라가는데,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다른 동양인 관광객도 거의 없는걸 보면,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는 아닌 모양인 것 같았다. 

 

창문도 없는 코끼리 열차같은 걸 타고 덜컹덜컹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바람과 새 소리, 기차 소리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고, 가만히 앉아서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편하고 여유롭게 셀카도 찍고 사진도 찍으면서, 마음껏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호수와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사진도 기차에 앉아서 밖의 풍경을 그냥 찍은 것.

 

 

한참을 걸려 꼭대기까지 도착. 

산 정상, 구름 사이에 있는 기차가 참 예쁘다.

 

막상 정상에서는 그다지 할 건 없다.

식사를 할 게 아니라면, 적당히 전망대를 둘러보고, 기차를 타고 다시 내려가면 된다. 

 

 

스위스 답게 들판 곳곳에 소들이 방목되어 있다.

저렇게 널려있는 소들을 보고 있자니... 현실감이 사라지고, 꼭 오픈월드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자꾸 들었다. 

왠지 저 소를 사냥해야 할 것만 같아...

 

 

 

 

기차는 산과 들판, 호수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관을 보여 준다. 

 

 

 

반대편 기차와 마주칠 때도 있다. 창문이 없다 보니, 스쳐 지나가면서 반대편 기차의 승객들이랑 신나게 손을 흔들며 인사할 수 있다.

 

 

 

로츠호른 다음으로, 인터라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하더클룸 이었다. 

 

 

이렇게 생긴 푸니쿨라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 

 

각도가 거의 롤러코스터 급인데.. 그걸 천천히 차곡차곡 올라가는 게 기분이 묘하다. 빠르진 않은데 괜히 긴장되는 느낌.

정상에서 내려서 5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가 곧 나타난다!

 

 

 

늘 그렇듯 자잘한 기념품 가게랑 식당이 있다.

 

 

 

그리고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 보았던 풍경을, 이 전망대에서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

 

여기서도 드론을 날렸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건졌다.

 

 

 

너무 예뻐... 스위스에 올 때 드론 챙겨 온 게 정말 신의 한 수 였다고 본다. 

 

이렇게 하더쿨룸을 마지막으로, 인터라켄 일정 끝!

저녁 8시까지 인터라켄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로잔에 있는 집에 도착하는 꽉 찬 3일간의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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