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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13. (월)

스위스에서 하루하루 한국인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차에,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마침 인턴을 마치고 개강 전까지 일정이 비어서 스위스에서 함께 지내기로 했다.
엄청난 추진력으로 바로 비행기표를 끊더니 13일 밤비행기로 스위스 제네바 공항으로 들어오기로 해서, 퇴근 후에 친구를 데리러 제네바로 향했다.

제네바는 내가 지내던 로잔과 매우 가까운 도시였지만, 스위스의 다른 곳들에 비해 크게 관광할 요소들이 없어서 지내는 동안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었다. 이왕 마중 가는김에 제네바도 한바퀴 둘러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제네바 꼬흐나방(Geneve Cornavin) 역에서 내려서 꽃시계와 영국정원이 있는 방향으로 다리를 통해 쭉 걸었다. 
혼자 대책없이 여행을 다니다보니, 몇몇 스팟만 정해두고 발길 닿는대로 걸어다니는 편이었는데, 어딜 걷든 유럽의 도시를 걷고 있다는 기분 때문인지 늘 좋았다.

제네바, 오후 7시

그러나 이번에는 출발할때부터 날씨가 흐리다 싶더니 제네바에 도착하니 비바람이 몰아쳤다. 특히 우산이 뒤집힐 정도로 바람이 어마어마했다.. 날씨가 맑고 하늘이 파랬으면 더 예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산을 겨우겨우 부여잡으면서 저 앞의 관광지스러운 대관람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영국공원이라는 꽤 큰 공원이 있었는데, 굽이굽이 길을 따라 걷다가 중앙즈음에서 만난 분수.

 

사실 크게 볼거리는 없고 이렇게 아기자기(?) 꾸며진 정원같은 느낌의 공원을 둘러봤다. 비는 점점 그치는 중!

꽃시계

스위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꽃시계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사진을 찍으려면 모르는 외국인한테 부탁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지기가 너무 어려워서, 실패할 확률이 작은 뒷모습 사진을 찍게 된다ㅋㅋ

제또 (Jet d'Eau) 분수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다 보니 비가 그치면서 하늘색 하늘이 먹구름 사이로 조금씩 보이더니, 이내 한쪽에서는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140m 까지 올라가는 제또분수는 멀리서 봐도 압권이다. 근처에만 가도 물벼락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멀리서만 구경했다.

아까 보았던 대관람차 이름이 Swisswheel 이었나보다. 이름이 매우 정직하다. 관람차 뒤로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었다.

그리고 옆의 동상 뒤로는 스위스의 대표 브랜드 ROLEX 랑 PATEK PHILIPPE이 떡하니 서있다. 둘 다 가격이 어마어마하던데.. 10년쯤 후엔 과연 저기서 시계를 사볼수 있을까

 

성 피에르 대성당을 보러 구글지도를 찍고 걸어가다 보니 이런 상점가?가 나왔다. 특이하게도, 중앙은 차도가 아니라 트램이 다니는 선로였과, 그 양쪽으로 유명 브랜드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비가 그친 후의 하늘과 어우러져서 마치 인공천장의 실내 아울렛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구글맵이 안내해주는대로 굽이굽이 골목길을 따라 성당을 찾아갔다. 꼭 오려던 곳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걸으면서 보게 되는 풍경들이 참 좋았다.

 

꿉꿉한 사진이 마음에 안들어 보정을 얹은 '성 피에르 대성당'

그리고 마주한 성 피에르 대성당. 해가 다 져가는 시간이라 사람도 없고 한적했다. 

여기까지가 내가 계획했던 제네바 일정이었는데, 아직 친구가 도착하려면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성당이 가장 잘 보이는 바로 앞 벤치에 앉아 한시간을 넘겨 핸드폰을 보면서 여유를 부렸다. 해외여행을 할때마다 늘 정해진 빡빡한 일정 속에서 빠듯하게 움직이며 관광을 했는데, 이렇게 여유 넘치게 성당 앞 벤치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상황이 어색하기도 하면서도 묘한 만족감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지고 어두워질 무렵, 역으로 돌아가서 제네바 공항으로 향하는 것으로 제네바 구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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