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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From Home

3월 27일

미국은 하루 만명씩 빠르게 확진자가 증가하더니, 오늘 10만명을 넘기고 1위 국가로 등극했다. [각주:1] 요즘 한국으로 귀국하는 유학생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한국의 새 확진자 중 상당수가 이 유학생들이라고 한다. 귀국할 여유가 되지 않아 계속 여기 머물고는 있는데.. 과연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 

 

며칠 전에는 애틀랜타 시장이 "Stay-at-Home" 오더를 내려서 필수적인 경우가 아니면 밖에 나돌아다니지도 못하게 되었다.

2주간 반 강제적으로 집에 갇혀 자택근무를 했는데, 도저히 일에 집중도 안되고 시간관리도 안된다. 밥먹는 시간도 불규칙해지고 수면 패턴도 다 망했다.

 

식료품을 사러 퍼블릭스를 갔는데, 그래도 왠만한 것들은 다 구할 수 있었다.

내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우유, 달걀, 커피 는 다 있었는데, 고기 매대는 갈때마다 몇몇 인기없는 고기(양, 칠면조.. )만 남아있었다. 이 참에 샐러드를 좀 더 자주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 휴지코너는 단 하나도 남김없이 늘 텅텅 비어있다.

 

이제 Spring Break 도 곧 끝나간다.

남은 학기가 전부 온라인으로 전환되어서, 이제 다음주부터는 화상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과연 70+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온라인 수업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을까.. 

조교를 맡은 수업의 일정도 조정이 필요해서 골치아파졌고, 내가 수강하고 있는 과목도 이것저것 변경된 것들이 많다.

 

일단 기말고사가 둘 다 온라인으로 바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 기말고사는 부정행위를 막기 쉽지 않아 도입을 어려워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긴 그냥 다 온라인으로 전환됐다고 공지가 날아오고 끝. 학생을 믿는 건지, 딱히 다른 대안이 없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3월 31일

미국은 카운티마다 벌금을 매기는 방식이 다른데, 내가 있는 카운티에서 Stay-Home 오더에 $1000 의 벌금을 책정했다. 여러 예외사항들이 많아서, 사실 상 밖을 돌아다니는것만으로 처벌받을 것 같지는 않고, 둘 이상 붙어 걷는 것이 금지된 모양이다. 

 

그저께부터는 온라인 수업도 시작했다.

수업은 대부분 큰 문제없이 잘 진행되는 것 같은데, 조교를 맡은 수업의 Office Hour 가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영 까다롭다. 

학생들이 "제 코드에서 오류 좀 찾아주세요ㅜㅜㅜ" 하는 질문을 가져오는데, 이걸 N:1 화상채팅으로 도와주는 건 너무... 비효율적인 느낌이다. 

 

미국의 Top Engineering School 50개 중에서 49개가 P/F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각주:2]

이제 학기가 2주가량 남아서 우린 적용되기 쉽지않을 것 같긴 하지만.. 한국대학들은 하나 결정하는데도 삐걱삐걱 잡음이 많아보이던데, 도대체 이런 큰 결정들을 어떻게 이렇게 척척 시행해버리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4월 5일

남은 여름학기 수업까지도 전부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버렸다.

흠... 그럼 적어도 9월까지는 집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소린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1. Make America Great Again! [본문으로]
  2. 우리도 해줘라ㅠㅠㅠ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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